무릇 임금에게 충성하며 나라를 사랑하는 정성과 사직을 돕고 임금을 호위하는 절개는 세상에 흔히 있음이 아니어서 당시에 구해봐도 흔치가 않고 온 나라에 구해봐도 얻기가 어려우나 백년의 위를 거슬러 올라가면 반드시 그런 사람이 없지도 않으니 아름답고 성대하도다。공께서 그러한 사람일진데 공의 성은 印씨이니 교동에서 본관(本貫)이 나왔다。 공의 이름(諱)은 치명(致明)이요 자(字)는 명중(明仲)이시니 명종 계해 정월 三十일 충남 예산군 삽교읍 용두리(지금 龍洞里) 본집에서 나시었다。한림학사 호는 초당(草堂) 선생의 후손이요 석성부원군이신 당(璫)의 九世손이요 익사공신(翊社功臣)이신 휘성문(成文)공과 어모장군(禦侮將軍)이신 휘 사정(士鼎)공께서 그의 조부와 아버지가 되신다。 공께서는 천품이 온순하고 외모와 거동이 중후하였으며 큰 뜻을 품으사 일찍이 무과(武料)에 오르셨다。찰방(察訪)을 지내실 때에는 모든 공무틀 직접 관장하셨고 혹 의혹을 다스리매 의문점이 있으면 낮에는 때때로 살펴보고 저녁에는 잘 생각믈 가다듬어 열흘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그 원인을 알아내서 처리하셨고 흉년이 들면 봉급을 털어서 빈민을 구제하는 정사(政事)를 베푸시매 백성들이 모두 그 덕을 칭송하였다。인조 때의 병자호란에 이르러서는 적병들이 갑자기 서울에 쳐들어와서 위태함이 조석에 달렸었다。공께서 임금의 수레를 남한산성으로 모시게 되었는데 밤중까지 계속하여 밖으로 지휘하고 안으로는 보호하여 마침내 사직(社稷)을 안전케 하셨으니 그 하늘을 받들고 태양을 꾀인 충성이 진실로 마땅히 어떠한가 ? 만력(萬曆) 四十二년 十월 二十九일에 도승지 이덕형(李德泂)이 왕의 전교(傳敎)를 받들었는데 그 글이 이르기릍『크고 작은 일에 있어 힘을 다하여 이미 나라에 순절한 충성이 나타났으니 공을 내리는 법을 들어서 이에 새 은총(恩寵)올 옛 법규대로 준행하노니 사직과 종묘(宗廟)의 힘입은 바를 어떻게 상 주리오。이에 기종(紀宗)의 법에 의하여 원종공신의 녹권(錄券)을 주어서 공을 보답하지 않음이 없게 하며 一時의 공론(公論)을 크게 보고 상으로써 충성을 권장하며 길이 十世까지 벼슬(蔭仕)이 미치게 하고 법을 옛 일에서 취하여 오늘에 빛나게 하여 아름다움을 함께하고 훈부(勳府)의 글을 적어 주어서 모든 자손에게 전하여 하여 길이 태평의 즐거움을 누리게 하노라』고 하였다。 이어서 쓰기를 『그러므로 이 교시(敎示)를 적당히 알아 처리하되 봉사 印明은 등급이 을양(乙良‥즉 乙種)이니 익사원종공신二등으로 하여 시행케 하고 다만 이조(吏曹)에게 양(良) 급이 된 것을 알리고 교시와 같이 장차 크게 등용케 하라』고 하였다。 슬프도다 ! 하늘이 공의 수명을 더 빌려 주었더라면 풍부한 공로와 성대한 덕망이 그 장차 어찌 되었을 것이냐? 배위 숙부인 경주이씨는 영롱참봉 약룡(躍龍)의 따님으로 계유 三월 十吳일에 나서 정해 七월 二十九일에 돌아가시니 묘소는 하룡리 동쪽산 유좌 쌍문이라 이르노라。 서기一九三六年年 丙子 四月 二十八日 海州 吳震泳 記